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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심증과 심근경색 구분법 및 응급 대처

by 세상의 모든 일들 2025. 9. 23.

찌릿한 가슴 통증, 심장의 경고일까? 협심증과 심근경색, 생명을 구하는 구분법과 응급 대처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가슴 통증.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 '소화가 안 되나?' 가볍게 넘기기엔 어딘가 찜찜한 그 느낌. 우리 몸의 엔진, 심장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슴 통증은 허혈성 심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이라는 두 가지 치명적인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두 질환은 비슷한 듯 보이지만, 원인과 위급성, 그리고 결과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협심증이 심장이 보내는 '경고'라면,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이 죽어가는 '실제 상황'입니다. 

 

이 둘을 구분하고 '골든타임' 내에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은 단순한 지식을 넘어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혈관이 좁아져 발생하는 협심증과 혈관이 막혀 생기는 심근경색의 근본적인 차이점부터, 생사를 가르는 증상 구분법, 그리고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서의 정확한 응급 대처 요령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문제의 시작: 관상동맥과 죽상경화증

 

우리의 심장은 온몸에 피를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하지만, 정작 자신도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만 뛸 수 있습니다. 

 

이 역할을 하는 혈관이 바로 심장을 왕관(冠狀)처럼 둘러싸고 있는 관상동맥입니다.

문제는 이 관상동맥에 기름 찌꺼기(콜레스테롤 등)가 쌓여 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는 죽상경화증이 생기면서 시작됩니다. 

 

혈관 내부가 좁아지면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기 어려워지고, 심장은 필요한 만큼의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게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운명이 갈리게 됩니다.

2. '경고'의 단계: 협심증 (Angina Pectoris)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지긴 했지만, 완전히 막히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평상시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등 심장이 평소보다 더 많은 혈액(산소)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좁아진 혈관 때문에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심장 근육에 일시적인 혈액 부족, 즉 허혈(Ischemia) 상태가 찾아옵니다. 

 

이때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협심증입니다.

협심증 통증의 핵심 특징:

유발 요인: 주로 운동, 스트레스 등 심장에 부담이 가는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통증 양상: 가슴 중앙이 뻐근하거나 쥐어짜는 느낌,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집니다. 

 

때로는 통증이 왼쪽 어깨, 팔, 턱으로 뻗쳐나가기도 합니다.

지속 시간: 대부분 5~15분 이내로, 비교적 짧게 지속됩니다.

완화 요인: 원인이 되었던 행동을 멈추고 안정을 취하면 통증이 가라앉는 것이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의사에게 처방받은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혀 밑에 녹여 먹는 약)으로 빠르게 완화되기도 합니다.

협심증은 심장 근육의 영구적인 손상을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 몸의 관상동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강력한 '경고'이며, 언제든 심근경색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습니다.

3. '실제 상황': 심근경색 (Myocardial Infarction)

 

심근경색은 협심증보다 훨씬 위급하고 치명적인 상황입니다. 

 

좁아진 혈관의 죽상경화반이 터지면서 그 부위에 급격하게 피떡(혈전)이 생겨나고, 이 혈전이 관상동맥을 완전히 막아버리는 상태입니다.

혈관이 막히면 혈액 공급이 '0'이 되고, 산소를 받지 못한 심장 근육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괴사(necrosis), 즉 영구적으로 죽기 시작합니다. 

 

한번 죽은 심장 근육은 다시 되살릴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심장 기능이 영구적으로 저하되거나 심정지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심근경색 통증의 핵심 특징:

유발 요인: 협심증과 달리 안정 시에도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통증 양상: "죽을 것 같은 통증", "코끼리가 가슴을 밟는 듯한 느낌"으로 표현될 만큼 극심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지속 시간: 30분 이상, 때로는 몇 시간씩 통증이 지속됩니다.

완화 요인: 안정을 취해도 전혀 나아지지 않으며, 니트로글리세린으로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습니다.

동반 증상: 극심한 통증과 함께 식은땀(냉한), 호흡곤란, 메스꺼움, 구토, 현기증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한눈에 보는 협심증 vs 심근경색 핵심 구분법

 

구분 항목                   협심증 (경고)                                     심근경색 (실제 상황)
원인                          관상동맥 협착 (혈관이 좁아짐)            관상동맥 폐쇄 (혈관이 완전히 막힘)
통증 지속 시간           대부분 15분 이내                                30분 이상 지속
통증 완화 여부           안정을 취하면 가라앉음                      안정을 취해도 나아지지 않음
통증 강도                  뻐근하고 쥐어짜는 느낌                       '죽을 것 같은' 극심한 통증
동반 증상                  드물거나 없음                                     식은땀, 호흡곤란, 구토 등 동반
심장 근육 손상          일시적 (손상 없음)                               영구적 손상 (괴사)

"쉬었는데도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계속된다면?" 

 

망설임 없이 심근경색을 의심하고 즉시 응급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5. 생명을 살리는 응급 대처법: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심근경색은 발생 후 1시간 이내(골든타임)에 막힌 혈관을 뚫는 치료를 받아야 심장 근육의 괴사를 최소화하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잘못된 민간요법이나 자가 진단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행동입니다.

나 또는 주변 사람이 심근경색 의심 증상을 보인다면, 다음 순서를 반드시 기억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즉시 119에 신고하기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한 행동입니다. 

 

환자의 상태(의식, 호흡, 증상)와 정확한 위치를 침착하게 알리세요.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식은땀을 흘려요" 와 같이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구급대원이 상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절대 자가용으로 이동하지 마세요. 

 

구급차에는 심장 제세동기를 비롯한 필수적인 응급 장비가 갖춰져 있어 이동 중 발생하는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안정시키기

 

환자를 즉시 모든 활동을 멈추게 하고, 눕히거나 의자에 편안하게 기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상체를 약간 높여주면 호흡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몸을 조이는 넥타이, 벨트, 셔츠 단추 등은 풀어주어 혈액순환을 돕고 환자를 편안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의사의 처방약이 있다면 복용 돕기

 

만약 환자가 이전에 협심증 등으로 진단받아 니트로글리세린을 처방받은 상태라면, 혀 밑에 한 알을 넣어주세요. 

 

하지만 5분 간격으로 3회까지 투여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심근경색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즉시 119의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아스피린 준비 (필요시)

 

환자의 의식이 명확하고, 아스피린에 대한 알레르기가 없으며, 다른 출혈성 질환이 없다면 119 구급대원의 지시에 따라 아스피린(150~300mg)을 씹어서 복용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은 혈전 생성을 억제하여 혈관이 더 막히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단, 환자의 의식이 없다면 절대 아무것도 먹여서는 안 됩니다.

심폐소생술(CPR) 준비

 

만약 환자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숨을 쉬지 않는다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합니다. 

 

119에 다시 연락하여 상황을 알리고, 상담 요원의 지시에 따라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가슴 압박을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당신의 용기 있는 행동이 뇌 손상을 막고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가슴 통증은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될 우리 몸의 중대한 경고입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위험 인자를 가진 분이라면 더욱더 증상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위급 상황 시 대처법을 숙지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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