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테크닉의 시대에 '본질'을 묻다: 고현숙의 <그렇게 진짜 마케터가 된다>가 전하는 성장의 비밀

📑 목차

    마케팅을 업으로 삼고 계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겪는 시기가 있습니다.

     

    GA4(구글 애널리틱스) 자격증을 따고, 파이썬을 배우고, 최신 퍼포먼스 마케팅 툴을 익히느라 정신없이 달리고 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지금 기계 부속품이 된 건가?" 싶은 허무함이 밀려오는 때 말이죠.

     

    숫자는 화려한데 정작 고객의 마음은 잡히지 않고, 캠페인 효율은 널뛰기를 하는데 원인을 알 수 없어 답답했던 밤들. 저 또한 스킬셋(Skill-set)을 늘리는 데만 혈안이 되어 정작 마케터로서의 '마인드셋(Mind-set)'은 텅 비어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서점 매대에 넘쳐나는 "000으로 월 천만 원 벌기" 류의 자극적인 기술서들 사이에서 고현숙 저자의 <그렇게 진짜 마케터가 된다>를 집어 든 건, 어쩌면 그런 갈증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어떻게 파느냐"를 가르치기 전에 "마케터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를 묵직하게 묻습니다. 

     

    코칭 전문가이자 마케팅 리더로서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차가운 데이터 뒤에 숨겨진 뜨거운 본질을 건드립니다. 

     

    책을 읽으며 제가 현장에서 부딪히며 깨달았던 점들, 그리고 진짜 프로가 되기 위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네 가지 핵심 가치를 깊이 있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진짜 마케터가 되는 과정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진짜 마케터가 되는 과정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도구의 함정을 넘어 가치의 발견으로: '무엇(What)'이 아닌 '왜(Why)'에서 시작하는 마케팅 본질론

    우리는 흔히 마케팅을 '잘 포장해서 많이 파는 기술'이라고 오해하곤 합니다. 

     

    그래서 상세 페이지의 카피를 좀 더 자극적으로 바꾸거나, 썸네일 디자인을 화려하게 만드는 데 목숨을 걸죠. 

     

    하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마케팅의 시작은 기술이 아니라 '가치의 발견'이라고요. 

     

    제가 주니어 시절 가장 많이 했던 실수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제품이 가진 본질적인 가치나 고객이 왜 이 제품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그저 클릭률(CTR)을 높이기 위한 잔기술에만 매달렸던 겁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유입은 늘었지만 전환은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낚시성 광고라는 악플만 달렸던 뼈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무릎을 쳤던 건, 마케터가 해야 할 일은 없는 욕망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고객의 삶 속에 숨겨진 결핍을 찾아내고 우리 브랜드가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지 '제안'하는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캠핑 의자를 판다고 했을 때 초보 마케터는 "가볍고 튼튼해요"라고 스펙을 나열합니다. 

     

    하지만 진짜 마케터는 주말 저녁, 모닥불 앞에서 느끼는 가족과의 평화로운 시간을 팝니다. 

     

    결국 마케팅이란 제품이라는 물성(物性)을 고객의 행복이라는 심성(心性)으로 번역하는 과정이며, 이 번역 능력이 바로 마케터의 실력입니다. 

     

    저자는 화려한 툴 사용법을 익히기 전에 "도대체 우리는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부터 던지라고 조언합니다. 

     

    이 'Why'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모든 마케팅 활동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현장의 경험과 맞물려 절실히 느끼게 해 줍니다.

    숫자 뒤의 사람을 읽는 공감의 기술: 데이터(Data)가 알려주지 않는 고객의 진짜 속마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마케터들은 하루 종일 엑셀 시트와 대시보드만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고객을 '30대 여성, 수도권 거주, 구매력 상' 같은 인구통계학적 데이터 덩어리로만 취급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데이터상으로는 완벽한 타겟팅이었는데 반응이 없을 때가 많았죠. 이 책은 그 이유를 명쾌하게 짚어줍니다. 

     

    데이터는 고객이 '무엇'을 했는지는 알려주지만, '왜' 했는지는 알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현숙 저자는 진짜 마케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차가운 분석력이 아니라 뜨거운 '공감 능력'이라고 강조합니다.

    책 속에 담긴 통찰을 현실에 대입해 보면, 우리가 책상머리에 앉아 상상하는 고객과 실제 현장의 고객은 전혀 다른 존재일 때가 많습니다. 

     

    제가 겪은 일례로, 유아용품을 마케팅할 때 단순히 '엄마들의 편리함'을 강조했더니 반응이 미적지근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맘카페를 뒤지고 고객 인터뷰를 해보니, 엄마들이 진짜 원하는 건 편리함 그 자체보다 "내가 좋은 엄마라는 확인"과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은 마음"이었습니다. 

     

    그 미묘한 감정의 결을 건드렸을 때 매출이 수직 상승하는 것을 목격했죠. 

     

    마케터는 데이터 분석가이기 이전에 심리학자가 되어야 하며, 모니터 화면을 뚫고 들어가 고객의 일상 속 기쁨과 슬픔, 불안과 동경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저자는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숫자가 모든 진실을 말해주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우리에게 사무실 밖으로 나가 진짜 사람을 만나라고 등을 떠밉니다.

    조직을 춤추게 하는 소통과 리더십: 혼자 하는 '개인기'가 아닌 함께 만드는 '오케스트라'

    마케터로 연차가 쌓이다 보면 마주하는 현실적인 벽이 있습니다. 바로 내부 설득입니다. 

     

    아무리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있어도, 예산을 쥐고 있는 재무팀, 기술적 구현이 어렵다는 개발팀, 기존 방식을 고수하려는 영업팀을 설득하지 못하면 그 아이디어는 휴지 조각이 됩니다. 

     

    주니어 시절에는 "왜 내 뜻을 몰라주지?"라며 동료들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진짜 마케터가 된다>는 마케터의 역할이 단순히 외부 고객을 설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부 고객(동료)을 움직여 하나의 목표로 향하게 하는 '지휘자'여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저자가 말하는 마케팅 리더십은 '카리스마'가 아니라 '연결'입니다. 

     

    각기 다른 언어를 쓰는 부서들 사이에서 통역사가 되어주고, 마케팅의 목표가 단순히 우리 부서의 실적이 아니라 회사의 성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비전 제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 마케터가 개발자에게 "이 기능 무조건 넣어주세요"라고 요구할 때보다, "고객들이 이런 불편을 겪고 있는데, 이 기능을 통해 우리가 그들의 시간을 10분이나 아껴줄 수 있어요. 

     

    이건 우리 브랜드 미션과도 맞닿아 있습니다"라고 가치를 공유했을 때 결과물의 퀄리티가 훨씬 좋았습니다. 

     

    진짜 마케터는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고객 지향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는 인플루언서가 되어야 합니다. 

     

    책은 마케팅이 부서의 이름이 아니라, 회사 전체가 가져야 할 태도임을 강조하며 마케터의 역할을 확장시킵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태도와 철학: 번아웃의 파도를 넘는 단단한 내면의 근육 기르기

    마케팅 업계는 변화의 속도가 그 어떤 곳보다 빠릅니다. 어제 배운 로직이 오늘 바뀌고, 지난달에 핫했던 밈이 이번 달엔 촌스러운 것이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마케터들은 만성적인 불안과 번아웃에 시달리기 쉽습니다. 

     

    저 또한 트렌드에 뒤처질까 봐 강박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면 스스로를 갉아먹으며 괴로워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이 유독 마음에 남았던 이유는, 바로 이런 지친 마케터들에게 건네는 따뜻하면서도 단단한 위로와 조언 때문이었습니다. 

     

    저자는 마케팅을 단거리 달리기(Sprint)가 아닌 마라톤(Marathon)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합니다.

    롱런하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스킬보다 '태도'와 '철학'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누군가의 삶을 개선한다는 직업적 소명 의식이 있을 때, 우리는 잦은 실패와 거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힘을 얻습니다. 

     

    책에서는 성공한 캠페인의 화려함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치열한 고민과 정직함, 그리고 동료와 고객을 대하는 진정성이야말로 마케터를 지탱하는 뿌리라고 말합니다. 

     

    테크닉은 금방 낡아버리지만,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일에 대한 진지한 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나는 무기가 됩니다. 

     

    고현숙 저자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마케터로 기억되고 싶은가?" 이 질문은 눈앞의 성과에 급급해 방향을 잃은 저에게 나침반이 되어주었습니다. 

     

    결국 진짜 마케터가 된다는 것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마치 인생 선배와 깊은 대화를 나눈 듯한 충만함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매일 클릭 수와 전환율이라는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지만, 승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시스템이나 알고리즘이 아니라 그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화려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을 향한 진심이고, 눈부신 성과보다 값진 것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신뢰입니다. 

     

    지금 마케팅이라는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혹은 기술적인 성장은 이뤘지만 마음 한구석이 공허하다면, 이 책이 당신에게 '진짜'가 되는 길을 비춰주는 등대가 되어줄 것입니다. 

     

    방법론(How-to)을 넘어 존재론(Be)을 고민하는 당신의 여정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