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음보다 다름 - 경쟁사를 따라했는데 왜 매출은 안 오를까

📑 목차

    제 온라인 스토어가 경쟁사보다 뭐가 부족한지 계속 분석했습니다. 그들이 쓰는 광고 문구를 연구하고, 상품 구성을 따라하고, 할인율도 비슷하게 맞췄어요.

     

    심지어 웹사이트 디자인까지 벤치마킹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매출은 오르지 않더군요. 오히려 더 떨어지는 것 같기도 했어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하던 중에 홍성태, 조수용 두 저자가 쓴 "나음보다 다름"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제목부터 제 상황을 정확히 꼬집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경쟁사보다 "더 나은" 것을 만들려고 애썼습니다. 더 좋은 품질, 더 빠른 배송, 더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이 올 거라고 믿었죠. 

     

    하지만 이 책은 첫 페이지부터 제 생각을 뒤집었습니다. 더 나은 것보다 다른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였거든요. 

     

    홍성태 교한대 교수와 조수용 실무 전문가가 함께 쓴 책이라 이론과 현장 감각이 적절히 섞여 있을 거란 기대가 들었습니다. 

     

    제가 놓치고 있던 본질적인 문제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나음보다 다름을 상징하는 비교와 차별화 일러스트
    나음보다 다름을 상징하는 비교와 차별화 일러스트

    차별화가 아니라 차이화 - 포지셔닝의 진짜 의미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차별화와 차이화를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경쟁사와 다르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저자들은 이 둘이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어요.

     

    차별화는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조금 더 나은 걸 만드는 거고, 차이화는 아예 다른 카테고리를 만드는 겁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커피숍 시장에서 "우리는 원두가 더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건 차별화예요.

     

    하지만 스타벅스는 "우리는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제3의 공간을 제공합니다"라고 했죠. 이게 바로 차이화입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서커스 드 솔레유였습니다. 전통 서커스 시장은 계속 줄어들고 있었어요. 

     

    동물 쇼를 더 화려하게 한다거나, 곡예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식의 차별화로는 한계가 있었죠. 그런데 서커스 드 솔레유는 아예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동물을 없애고 예술과 스토리를 더했어요. 서커스가 아니라 공연 예술이 된 거죠. 가격도 일반 서커스의 10배를 받았지만 성공했습니다.

     

    제 비즈니스를 돌아보니 저는 계속 차별화만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제품이 경쟁사보다 품질이 좋아요" "배송이 하루 빨라요" 이런 식이었죠. 

     

    그런데 고객 입장에서는 그게 그거처럼 보였을 겁니다. 저자들은 이걸 "레드 오션에서 피 흘리며 싸우기"라고 표현했어요.

     

    진짜 필요한 건 완전히 다른 가치를 제안하는 거였습니다. 단순히 "더 좋은 제품"이 아니라 "당신의 문제를 다르게 해결하는 방법"을 보여줘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제가 파는 게 수첩이라면, "고급 종이를 쓴 수첩"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손으로 쓰는 행위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하는 도구"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같은 제품이지만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되는 거죠.

    빼기의 미학 - 블루오션은 더하는 게 아니라 빼는 것

    두 번째로 충격받은 개념은 "빼기 전략"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뭔가를 더 추가해야 차별화된다고 생각했거든요. 

     

    더 많은 기능, 더 많은 옵션,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이 좋아할 거라고 믿었어요.

     

    그런데 저자들은 정반대로 말했습니다. 성공한 브랜드들은 오히려 무언가를 과감하게 빼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고요. 책에서 든 예시가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대표적이에요. 이 회사는 기내식을 없앴습니다. 좌석 지정도 없앴고, 일등석도 없앴어요. 

     

    대신 가격을 확 낮추고 운항 횟수를 늘렸죠. 일반 항공사가 제공하던 걸 다 빼버렸는데 오히려 성공했습니다.

     

    맥도날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통 레스토랑이 제공하던 많은 것들을 빼버렸어요. 

     

    메뉴를 몇 가지로 줄이고, 테이블 서비스를 없애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도 포기했습니다. 

     

    대신 빠르고 저렴하고 일관된 맛을 제공했죠. 레스토랑이 아니라 패스트푸드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 겁니다.

     

    제 온라인 스토어도 문제가 똑같았습니다. 고객들이 원할까봐 옵션을 엄청 많이 만들어뒀어요. 

     

    색상, 사이즈, 소재, 패키징 옵션까지 조합하면 수십 가지가 넘었죠. 그런데 이게 오히려 고객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겁니다.

     

    책을 읽고 나서 과감하게 정리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3가지 옵션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없앴어요. 대신 그 3가지를 완벽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놀랍게도 매출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올랐습니다. 고객들이 선택하기 쉬워지니까 구매 결정도 빨라진 거죠.

     

    저자들은 "무엇을 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게 "무엇을 더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했습니다. 맞는 말이에요. 

     

    뭔가를 포기한다는 건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면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못한다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고객이 말하지 않는 욕구 찾기 - 잠재 니즈의 발견

    세 번째 통찰은 고객 욕구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고객 설문조사를 열심히 했어요. 

     

    "어떤 제품을 원하세요?" "어떤 기능이 필요하세요?" 이런 질문들이요. 그리고 고객들이 원한다는 걸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죠.

     

    그런데 책에서는 이게 함정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고객들은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헨리 포드의 유명한 말이 있죠. "고객에게 물어봤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을 원한다고 했을 것이다." 자동차가 아니라요.

     

    저자들이 든 예시 중에 닌텐도 위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게임기 시장은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가 "더 좋은 그래픽, 더 빠른 프로세서"를 두고 경쟁하고 있었어요. 

     

    설문조사를 해도 고객들은 "더 좋은 화질"을 원한다고 답했을 겁니다. 하지만 닌텐도는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그들은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게임을 안 하는 이유"를 고민했어요. 그리고 발견한 게 "너무 복잡해서"였습니다. 

     

    그래서 만든 게 위 리모컨이었죠. 그래픽은 경쟁사보다 한참 떨어졌지만, 할머니도 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죠.제 경우를 돌아보니 저도 고객들이 말하는 것만 들었습니다. 

     

    "가격이 저렴했으면 좋겠어요" "배송이 빨랐으면 좋겠어요" 이런 얘기들이요. 그래서 가격을 낮추고 배송을 빠르게 하려고 애썼는데, 큰 변화가 없었던 거예요.

     

    책의 조언대로 다르게 접근해봤습니다. 고객들이 말하지 않는 것, 그들도 인식하지 못한 불편함이 뭘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발견한 게 "제품을 선택하는 과정 자체가 피곤하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큐레이션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간단한 질문 3개에 답하면 제가 직접 딱 하나를 추천해주는 거죠. 고객들이 선택할 필요가 없게 만든 겁니다.

     

    반응이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원했다"는 피드백이 많이 왔어요. 

     

    물론 설문조사에서는 아무도 이런 걸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도 자신이 이게 필요한지 몰랐으니까요.

    실전 적용이 쉽지 않은 이유 - 책의 한계점

    이 책이 큰 영감을 줬지만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어요. 

     

    "다르게 하라"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라"는 원칙은 이해가 되는데, 막상 내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책에 나오는 사례들은 대부분 이미 성공한 대기업들이었어요. 스타벅스, 애플, 서커스 드 솔레유 같은 회사들이요. 

     

    이들은 실험할 여유와 자본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처럼 작은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는 사람이 "아예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게 느껴졌어요.

     

    실패 사례가 거의 없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성공한 경우만 보여주니까 "쉬워 보이는" 착각이 들었어요. 

     

    실제로는 차이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회사들도 많을 텐데, 그런 케이스는 거의 다루지 않았습니다.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도 분명히 있을 텐데 말이죠.

     

    또 하나는 두 저자의 관점이 완전히 통합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는 점입니다. 

     

    홍성태 교수는 이론적이고 철학적인 접근을, 조수용 저자는 실무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하는데, 가끔 챕터 간에 톤이 달라서 읽다가 헷갈렸어요. 

     

    한 사람이 쓴 것처럼 일관된 흐름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사례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에 나온 많은 예시들이 전통 산업이나 오프라인 비즈니스 중심이었거든요. 

     

    요즘 같은 온라인 시대에는 차이화 전략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특히 SNS 마케팅이나 콘텐츠 비즈니스에서는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부족했습니다.

     

    실습 도구가 없는 것도 단점이었어요. 책을 읽고 나서 "그래서 뭐부터 할까?" 할 때 가이드가 없었습니다. 

     

    각 챕터 끝에 워크시트나 체크리스트가 있었다면 훨씬 실용적이었을 텐데 싶어요. 

     

    저는 직접 노트에 질문을 만들고 제 비즈니스에 대입해보는 작업을 따로 해야 했습니다.

    "나음보다 다름"은 제게 마케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경쟁사를 따라잡으려고 애쓰는 대신, 완전히 다른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차이화, 빼기 전략, 잠재 니즈 발견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개념은 제 비즈니스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놨습니다.

     

    물론 대기업 사례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고, 소규모 비즈니스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칙 자체는 규모와 상관없이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내 시장에서 나만의 차이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니까요.

     

    다음 글에서는 이 책의 "나음보다 다름" 원칙을 실제로 제 온라인 스토어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구체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제품 라인업을 줄인 과정, 큐레이션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 그리고 경쟁사와 차이화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들을 데이터와 함께 공유할 예정입니다. 

     

    이론을 실전에 옮기는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 글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