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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한 지 한 달 됐는데 아직도 명함이 없어요. 정확히는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무슨 일 하세요?"라는 질문이 제일 무섭거든요.
회사 다닐 땐 "○○회사 마케팅팀입니다"라고 하면 끝이었는데, 지금은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프리랜서요"라고 하면 "구체적으로요?"라는 질문이 꼬리를 물고, 설명하다 보면 스스로도 헷갈려요.
제가 뭘 하는 사람인지, 앞으로 뭘 하고 싶은 사람인지. 회사라는 울타리가 사라지니 제 정체성도 함께 사라진 느낌이었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온라인 서점에서 커밍쏜 저자의 "퇴사 후 나를 브랜딩합니다"를 발견했어요. 제목이 너무 직관적이어서 바로 클릭했죠.
책 소개를 읽어보니 저자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대기업을 나와서 혼자 시작할 때의 막막함, 개인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라서 헤맸던 경험들. 성공한 사람의 화려한 스토리가 아니라, 진짜 퇴사 직후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솔직하게 담은 책 같았어요.
이게 제가 지금 필요한 거였죠.

왜 이 개인 브랜딩 책을 선택했는가
사실 개인 브랜딩 책은 이미 두 권 읽었어요. 근데 대부분 이미 유명한 사람들 얘기더라고요. 인플루언서로 성공한 사람, 강사로 자리 잡은 사람. 그분들 대단하죠.
근데 저는 그런 목표가 없거든요. 그냥 제 이름으로 일하고, 클라이언트 만났을 때 "이 사람 믿을 만하다" 인정받고 싶은 게 전부예요.
이 책을 선택한 건 '퇴사 후'라는 단어 때문이었어요. 다른 책들은 개인 브랜딩의 '완성형'을 보여주는데, 이 책은 시작 단계부터 다루는 것 같았거든요.
실제로 저자 커밍쏜님도 회사를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이 책을 쓰셨다고 해요. 아직 완벽하게 성공한 게 아니라, 과정 중에 있는 사람의 시선이요.
제가 기대했던 건 명확했습니다. 첫째, 제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회사 이름 빼고 나를 소개하는 법을 배우고 싶었어요.
둘째, SNS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개인 브랜딩하려면 SNS가 필수라는 건 아는데, 뭘 어떻게 올려야 할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책을 펼치면서 가장 먼저 본 문장이 인상적이었어요. "회사가 당신을 정의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당신 스스로 정의해야 합니다."
맞는 말이에요. 근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몰랐거든요. 이 책이 그 방법을 알려줄 것 같았습니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내 언어' 찾기
책에서 제일 먼저 다루는 게 뭔지 아세요? 남들이 나를 어떻게 봐야 할지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였어요.
저는 그동안 반대로 생각했거든요. '사람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요. 근데 저자는 그게 가장 큰 실수래요.
예를 들어볼게요. 저는 마케팅 일을 하는데, 처음엔 "전문 마케터"처럼 보이려고 애썼어요. SNS 프로필도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라고 썼고요.
근데 이게 진짜 제 모습이 아니었어요. 저는 사실 전문가라는 단어가 부담스럽거든요. 아직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하고, 실수도 많이 하고.
책에서는 이렇게 조언해요. "당신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세요." 그래서 제 소개를 바꿨어요. "마케팅으로 먹고사는 사람"이라고요.
훨씬 편하더라고요. 말할 때도 자연스럽고, 사람들도 오히려 더 친근하게 느끼는 것 같았어요. 완벽해 보이려는 순간 진짜 내 모습은 사라진다는 저자의 말이 딱 맞았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실패 경험도 콘텐츠'라는 관점이었어요. 저는 SNS에 뭘 올려야 할지 몰라서 고민했는데, 저자는 오히려 실패담을 올리래요.
"광고비 날린 경험",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망한 얘기" 같은 거요. 사람들은 완벽한 성공담보다 현실적인 실패담에 더 공감한대요.
실제로 해봤어요. 제가 광고 집행하다가 타겟 설정을 잘못해서 예산을 날린 경험을 올렸어요. 부끄러웠지만 솔직하게 썼죠.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라고요. 근데 반응이 엄청났어요.
댓글로 "저도 그랬어요", "이런 실수 흔한데 얘기해줘서 고맙다"는 말들이 달렸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완벽함이 아니라 진정성이 사람을 끈다는 걸요.
포트폴리오보다 중요한 콘텐츠의 힘
두 번째로 크게 배운 건 콘텐츠 전략이었어요. 저는 처음에 포트폴리오 사이트부터 만들려고 했거든요.
"내가 한 일"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근데 저자는 다르게 접근하더라고요. 포트폴리오는 과거고, 콘텐츠는 현재라는 거예요.
무슨 말이냐면요. 포트폴리오는 "예전에 이런 일을 했습니다"를 보여주지만, 콘텐츠는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를 보여준다는 거죠.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당연히 현재가 더 중요하잖아요. 3년 전에 잘했는지보다, 지금 어떤 생각으로 일하는 사람인지가 중요하니까요.
책에서 제시하는 콘텐츠 전략이 인상적이었어요. 거창한 걸 만들 필요 없대요. 짧은 글, 간단한 팁, 일하면서 느낀 점.
이런 걸 꾸준히 올리는 게 핵심이라고요. 저는 인스타그램에 매주 두 번씩 "오늘의 마케팅 인사이트"를 올리기 시작했어요. 300자 정도의 짧은 글이에요.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고객이 원하는 걸 주지 마세요. 고객이 필요한 걸 주세요. 원하는 것과 필요한 건 다릅니다."
이런 한 줄 인사이트에 제 경험을 덧붙여서 올리는 거죠. 처음엔 조회수 50도 안 나왔어요. 근데 두 달쯤 지나니까 달라지더라고요.
사람들이 DM으로 연락을 해요. "이 내용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 "프로젝트 의뢰하고 싶은데 상담 가능할까요?" 같은 거요. 저자가 말한 대로였어요.
콘텐츠가 나를 대신 영업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죠. 제가 돌아다니면서 명함 돌릴 필요 없이, 콘텐츠가 알아서 저를 소개하는 거예요.
특히 도움이 됐던 팁은 '시리즈화'였어요. 한 번에 끝나는 게시물보다 연속성 있는 콘텐츠가 좋다는 거죠. 저는 "마케팅 실수 시리즈"를 만들었어요.
1편: 타겟 설정 실수, 2편: 예산 배분 실수, 이런 식으로요. 사람들이 다음 편을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저장도 많이 하고, 공유도 하고. 이게 알고리즘에도 좋다고 책에서 배웠는데 실제로 그랬어요.
현실에서 마주한 이 책의 한계점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이 책도 모든 걸 해결해주진 못했어요. 가장 큰 아쉬움은 수익화까지 가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책에서는 브랜드를 만들고 콘텐츠를 올리면 기회가 온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 사이 간극이 크더라고요.
예를 들어 저는 콘텐츠 반응은 좋아졌는데, 실제 프로젝트로 연결되는 비율은 낮아요. 문의는 오는데 "일단 견적 보내주세요" 하고 나서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럴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가격은 어떻게 책정해야 하는지 같은 실무 조언이 없었어요.
두 번째는 시간 배분에 대한 현실적인 가이드가 부족하다는 거예요. 책에서는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라고 하는데, 실제 프로젝트 하면서 동시에 콘텐츠까지 만들기가 정말 힘들어요.
마감 쫓길 때는 일주일 넘게 콘텐츠를 못 올릴 때도 있거든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미리 만들어두는 법 같은 게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세 번째는 플랫폼 선택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이 약했어요. 인스타그램, 브런치, 링크드인, 유튜브... 각각 장단점이 다른데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았어요.
저는 일단 인스타를 시작했는데, 나중에 보니 제 타겟 고객들은 링크드인을 더 많이 쓰더라고요. 초기에 이런 가이드가 있었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실패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책이 없었어요. 콘텐츠 열심히 만들어도 반응이 계속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언제 방향을 바꿔야 할까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책에는 없었어요. 모든 사례가 결국엔 잘 됐다는 식이라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퇴사 직후 혼란기를 위한 나침반
"퇴사 후 나를 브랜딩합니다"는 회사를 떠난 직후의 막막함을 이해하고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특히 '내 언어 찾기'와 '콘텐츠로 신뢰 쌓기' 부분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전 지식이었죠.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과정 중인 사람의 솔직한 고민이 담겨 있어서 더 공감됐고요.
물론 한계도 있어요. 수익화 전략, 시간 관리, 플랫폼별 세부 전략은 따로 공부해야 하고요. 하지만 개인 브랜딩의 '출발점'을 찾는 데는 충분한 책이었어요.
저처럼 퇴사 후 정체성 고민하시는 분들, 개인 브랜드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책의 방법론을 3개월간 실천한 결과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팔로워 변화, 실제 프로젝트 수주, 그리고 가장 효과적이었던 콘텐츠 유형까지요. 이론만으론 부족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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