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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 현장 실무자들이 들려주는 진짜 마케팅

📑 목차

    마케팅 공부를 하면서 항상 답답했던 게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어떻게 일하는데?"라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주는 자료가 없다는 점이었죠.

     

    마케팅 이론서는 많지만, 실무자들이 매일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 알려주는 책은 드뭅니다.

     

    정혜윤 외 3명의 저자가 함께 쓴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는 그런 면에서 특별했습니다.

     

    삼성, 배달의민족, 무신사 같은 회사에서 실제로 일했던 마케터들이 자기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낸 책이거든요.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를 상징하는 협업 일러스트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를 상징하는 협업 일러스트

    왜 이 책을 선택했는가 - 이론이 아닌 현장이 궁금했다

    저는 지금 중소기업 마케팅 팀에서 일한 지 1년 반 정도 됐습니다.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했지만, 실무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학교에서는 'STP 전략', '4P 믹스' 같은 걸 배웠는데, 회사에서는 그런 용어를 거의 안 쓰더군요. 

     

    대신 "이번 캠페인 CTR이 왜 이렇게 낮지?", "예산 더 받으려면 어떻게 보고해야 하지?"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과 씨름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집어 든 건 표지에 적힌 기업명들 때문이었습니다. 삼성전자, 카카오, 무신사, 배달의민족... 제가 평소에 부러워하던 회사들이었거든요. 

     

    "저 회사 마케터들은 어떻게 일할까?"라는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특히 배달의민족 같은 경우, 광고가 항상 재미있고 독특하잖아요. 그런 캠페인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했습니다.

     

    사실 처음엔 기대보다는 걱정이 컸습니다. 혹시 "대기업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으면 어쩌나 싶었거든요. 

     

    제가 다니는 회사는 마케팅 예산도 빠듯하고, 인원도 3명밖에 안 됩니다. 수억 원짜리 캠페인 이야기를 들어봤자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울 것 같았죠. 

     

    다행히 책을 읽어보니 예산 규모보다는 '마케터로서 어떻게 생각하고 결정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기대했던 건 구체적인 실무 팁이었습니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내는지, 상사를 어떻게 설득하는지, 실패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이런 실질적인 노하우가 궁금했습니다.

    핵심 인사이트 - 마케팅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다

    8명의 저자가 각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게 있습니다.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결국 마케팅은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점이죠. 무신사에서 일했던 한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처음에는 데이터를 보고 "20대 남성이 스니커즈를 많이 산다"는 분석만 했다고요. 근데 그걸로는 뭘 해야 할지 감이 안 오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실제로 고객 인터뷰를 시작했답니다. 20대 남성들을 만나서 왜 무신사에서 신발을 사는지, 구매할 때 뭘 가장 고민하는지 물어봤죠. 

     

    그때 알게 된 게, 그들이 원하는 건 단순히 "좋은 스니커즈"가 아니라 "내 스타일에 맞는 스니커즈를 쉽게 찾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든 게 '스타일 추천' 기능이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하더군요. 데이터는 '무엇'을 보여주지만, 사람과의 대화는 '왜'를 알려준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희 회사 제품 구매 데이터를 보면 40대 여성 고객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40대 여성을 타겟으로 광고를 집행했는데, 효과가 별로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실제 사용자는 70대 부모님인데 구매는 자녀들이 대신해주는 경우가 많았던 겁니다. 데이터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정보였죠.

     

    두 번째로 인상적이었던 건 배달의민족 마케터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마케팅의 본질은 발견이 아니라 연결"이라고 말합니다.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어도 고객과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거죠. 배민의 유명한 '우아한 형제들' 캠페인도 사실 거창한 브랜딩 전략에서 나온 게 아니라고 합니다. 

     

    그냥 "배달 음식 시키는 게 외롭고 쓸쓸하게 느껴지니까, 친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자"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제가 배운 건, 마케팅이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고객의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감정에 공감하는 메시지를 전하면 되는 거더군요. 

     

    저희 회사도 "최고의 품질"이나 "합리적인 가격" 같은 뻔한 메시지만 쓰고 있었는데, 이젠 고객이 진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부터 파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무 적용 - 작은 회사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

    이 책의 장점은 규모가 작은 조직에서도 적용 가능한 팁들이 많다는 겁니다. 

     

    카카오에서 일했던 한 저자는 "예산이 부족할 때 오히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합니다. 

     

    예산이 많으면 광고에만 의존하게 되는데, 예산이 없으면 다른 방법을 찾게 된다는 거죠.

     

    실제 사례로 소개된 게 '콘텐츠 마케팅'이었습니다. 한 스타트업에서는 광고비가 없어서 대신 블로그에 고객들이 궁금해할 만한 콘텐츠를 꾸준히 올렸다고 합니다. 

     

    제품 홍보가 아니라 정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 거죠. "우리 제품을 사세요"가 아니라 "이 문제는 이렇게 해결하면 됩니다"라는 식으로요. 

     

    6개월 정도 지나니까 검색을 통해 들어오는 고객이 늘었고,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저도 이 방법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B2B 제조업인데, 기존에는 영업사원이 직접 발로 뛰어서 고객을 찾았습니다. 

     

    근데 요즘은 구매 담당자들도 온라인으로 정보를 먼저 찾아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블로그에 업계 정보나 제품 선택 가이드 같은 걸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3개월밖에 안 됐지만, 블로그를 통해 문의하는 고객이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다.

     

    책에서 또 하나 유용했던 건 '실패 프로젝트 복기' 부분입니다.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저자는 실패한 캠페인을 어떻게 분석하는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그는 "실패를 인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많은 마케터들이 캠페인이 잘 안 됐을 때 외부 요인 탓을 하는데, 그러면 배우는 게 없다는 거죠.

     

    저도 최근에 실패한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SNS 광고를 집행했는데 전환율이 0.5%밖에 안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타이밍이 안 좋았다", "경쟁사가 공격적으로 광고해서" 같은 핑계를 댔습니다. 

     

    근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냉정하게 분석해보니, 타겟팅도 애매했고 광고 소재도 매력적이지 않았더군요. 그걸 인정하니까 다음엔 뭘 고쳐야 할지 명확해졌습니다.

    한계와 아쉬운 점 - 성공 사례 중심의 한계

    책을 읽으면서 계속 느낀 아쉬움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결과적으로 성공한 프로젝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실패 사례도 나오긴 하지만, 그것도 결국 "그 실패를 통해 배웠고, 나중에 성공했다"는 식으로 마무리됩니다. 

     

    진짜 완전히 망해서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배달의민족 마케터는 여러 캠페인 이야기를 하는데, 다 반응이 좋았다고 합니다. 

     

    근데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시도한 캠페인 중에 완전히 실패한 것도 분명 있었을 겁니다. 

     

    그런 이야기가 더 솔직하고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회사 입장도 있고 해서 쓰기 어려웠겠죠.

     

    또 하나 아쉬운 건, 8명의 저자 모두 소위 '잘나가는 회사'에서 일했다는 점입니다. 삼성, 카카오, 무신사... 이런 회사들은 이미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자원도 풍부합니다. 

     

    그런 환경에서의 마케팅과 이름도 없는 중소기업의 마케팅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무신사 마케터는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저희 같은 회사는 그 이전에 "브랜드를 알리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책에서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UX팀, 개발팀과 협업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희 회사는 UX팀 자체가 없습니다. 

     

    마케팅 팀이 기획도 하고 디자인도 하고 데이터 분석도 합니다. 이런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어떤 챕터는 너무 추상적이었습니다. 

     

    "브랜드의 본질을 고민해야 한다", "고객과의 진정한 연결을 만들어야 한다" 같은 말들은 맞는 말이긴 한데, 막상 내일부터 뭘 해야 할지는 여전히 모호합니다. 

     

    좀 더 구체적인 실행 방법이나 체크리스트 같은 게 있었다면 더 실용적이었을 겁니다.

    완벽한 답은 없지만 방향은 보인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마케팅에 대한 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정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계속 실험하고 배워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8명의 마케터 모두 자기만의 방식으로 일하더군요. 

     

    정해진 공식은 없었습니다. 다만 공통점은 고객을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책에서 소개된 '고객 인터뷰 방법론'을 실제로 저희 회사 고객들에게 적용해본 결과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어떤 질문이 효과적이었는지,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정리해볼 생각입니다.